Re: 2023년 순천만 울트라 마라톤 후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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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채광석 댓글 0건 조회 774회 작성일 23-09-05 15:10본문
류창곤님 몸은 좀 어떠하신지요? 괜찮으신지요?
그런 말 못할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(14:23)으로 완주하셨군요?
먼저 순천만울트라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.
60km지점에서 근이완제를 드렸던 사회자 사랑더하기 채광석 입니다.
그것도 두 봉씩이나요!!ㅎ,ㅎ,ㅎ,
정말 습도도 높고 자정을 넘긴 시각에 쏟아지는 폭우는 앞을 분간하기 힘들정도의 빗줄기 속에
남은여정이 순탄하지 않았으리라 생각되며....... 주자 분 들의 바닥난 체력에
새벽녁의 찬비에 저 체온증이 가장 걱정이 되었는데 ...........!!
정말 정신력이 대단한것 같습니다.
아무튼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상태일 텐데 멋진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.
그리고 고맙습니다.
>
>
> 2023년 순천만울트라마라톤대회(102km)
>
> - 일시 : 09/2토)16:00 ~ 09/3(일) 09:00
> - 장소 : 순천시 동천 천변공원
> - 종목 : 102km, 제한시간 17시간
> - 기록 : 14:23
> - 주로 : 순천만~별량~낙안민속마을~선암사입구~상사호~국가정원서문~
>
>
> 구포에서 10:38 무궁화를 타고 순천으로 향한다. 기차여행은 익숙하지 않아 너무 지루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.
> 순천역 근처에서 식사를 한 후 택시를 타고 대회장에 도착하여 많은 참가자들을 만나니 벌써 마음이 설래인다.
>
> 천천히 준비물을 챙기며 사진도 찍고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출발을 기다린다.
> 오늘은 오후 4시 정각에 출발하여 제한시간 17시간인 3일 오전 9시까지다.
> 순천역에서 부산행 기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조금 일찍 들어와야 된다는 부담을 안고 드디어 대회진행 행사를 마치고 출발이다.
>
> 매 cp마다 빠짐없이 물과 탄수화물을 보충하며 무엇보다 다섯 개의 재를 넘어야 완주할 수가 있다.
>
> 첫 번째 바람재고개를 넘고 벌교 부농회에서 밥을 먹고 보니 주로에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. 벌써부터 외로운 독주가 시작 되는가 보다.
> 깜깜한 어둠속에서 오직 랜턴하나에 의지하여 전진 또 전진이다.
>
> 두 번째 고개인 석거리재를 정복하니 앞 주자 깜빡이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진다. 8월 초부터 발병된 오른쪽 눈의 충혈이 대회 참가여부를 저울질하였지만 내 의지를 꺽지 못했다. 그러나 땀으로 더 심해질까 심히 염려스럽다. 중간 몇 번이나 안약을 넣었지만 안심할 수가 없었다.
>
> 이런 와중에 혼자가 되니 더욱 쓸쓸한 기분에 강행군을 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는가?
> 살기위한 몸부림보다 완주를 위한 처절함이다.
>
> 세 번째 고개 빈계재를 넘어가니 60km가 눈앞에 보이는 같다. 어디서 부터인지 오른쪽 옆구리가 걸려 호흡곤란증세와 통증이 동반되어 뛸 수가 없다. 이 통증이 지속된다면 완주는 불투명하다. 근육이완제를 털어넣고 달래보지만 스피드를 낼 수없다.
>
> 잠깐씩 쉬어가는 주법으로 바꾸고 건다 뛰다를 무한반복하다보니 cp도착이다.
> 자봉님의 근육이완제 한 알 먹고 비상용으로 한 알 더 얻고 몇 명의 주자를 만났지만 동반주는 하지 않게 된다.
>
> 네 번째 고개 오공재를 주자 한 명 만날 수 없었다. 깜깜한 산길 어둠속의 질주는 더 빨리가는 촉진재????
>
> 이제 마지막 고개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몸 상태와 시간 점검을 해보니 그렇게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것 같다.
> 금산 삼거리를 지나 마지막 율치재(밤치재)를 향한다. 혼자 뛰고 있지만 알바 한번 없이 잘 뛰고 있는 건 방향 표시 화살표 및 U자가 선명하고 큼직하게 보였기 때문이다. 조직위에 감사함을 전한다.
>
> 이제 밤치재를 넘고 보니 다섯개 아리랑 고개를 다 넘었다.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~~~~~~
>
> 선암사 입구 cp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동반주자를 만나게 된다. 그렇게도 무덥던 날씨가 비가 올려는 징조인가?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던 빗 방울이 우의를 꺼내입게 만든다.
>
> 제법 많은량이 내리는가 싶더니 몇 분만에 거친다. 우의를 입고 뛴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비가 그쳤으니 입고 뛸 필요가 없다. 미련없이 벗어 버리고 홀가분하게 질주의 연속이다.
>
> 그러나 몇 분이 지나지 않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. 여태껏 뜀 박질 하는 동안 이런 폭우속에 질주는 없었다.
> 시야도 흐리지만 좋지 않는 눈이 염려된다. 연신 빗물을 훔쳐내지만 쏟아지는 폭우속에서는 대책이 없다.
>
> 폭우속의 뜀 박질~~~~ 아 절망이다. 조금도 멈출생각이 없다. 그렇게 흠뻑 물세례를 받으며 가던 중 민가를 발견하고 치마밑에 잠시 머무른다. 그런데 동반주자와 이야기 소리에 주인 아저씨 깨어나 고함을 친다. “그 누고” 하는 소리에 우리도 놀라 빠져 나온다. 도둑으로 오인했을까???
>
> 마당에 있던 작은 비닐봉투로 목을 감싸본다. 잠시 쉬는 시간에 제온이 다 빠져 나갔는지 저체온증 현상이다. 팔로 몸에 밀착시켜 체온을 유지 할려고 해도 금방 해결이 안된다.
>
> 또 다시 버스정류장에서 비를 피하니 옆에 대형 쓰레기 봉투가 눈에 들어온다. 쓰레기를 쏟아내고 봉투를 뒤집어 몸을 감싼다. 다행히 체온이 올라와 뛸 수가 있었다. 정말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되며, 마라톤역사상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. 돈을 주고는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이랄까?
>
> 85km 지점인가 유니폼과 신발은 물을 머금고 물에 빠진 쥐새끼마냥 그런 모습으로 천막속으로 들어가니 누룽지와 컵라면이 준비되어 있었다. 누룽지를 주문하고 보니 앞서간 주자들의 흔적을 볼 수가 있다. 바로 빈 그릇이다. 먹지 않고 바로 간 주자도 있다고 하니 대략 12~3명이 앞서 갔다.
> 또 저체온증이 올까 봐 지인으로부터 우의를 얻어 입고 완전무장을 한 채 폭우에도 겁 없이 당당하게 나선다.
> 그러나 철저히 준비를 했는데 몇 km 가지 않아 비가 그쳐 우의와 비닐봉투를 모두 벗어 버린다. 또 다시 폭우가 쏟아져도 이젠 어쩔 수 없다.
>
> 상쾌한 기분으로 상사호를 지나 마지막 cp에서 설레임 한 개로 모든 시름을 잊게된다.
>
> 순천만 국가정원 서문을 지나 자봉님의 유도로 동천에 들어서니 이제 끝이 보이는가 싶다.
> 어제 출발해서 왔던길로 되돌아가니 원점회귀다. 동반주자와 한발 한발 내 딛으니 어느듯 피니쉬 아치다. 두 손을 잡고 완주를 만끽해본다.
>
> 무덥고 습한 날씨와 후반전에서의 폭우속에 질주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. 아무쪼록 무탈완주하게 도움을 주신 조직위와 자봉자님들게 감사드리며 내년을 기약해 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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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2023. 9. 5. 부산에서 류창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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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말 못할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(14:23)으로 완주하셨군요?
먼저 순천만울트라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.
60km지점에서 근이완제를 드렸던 사회자 사랑더하기 채광석 입니다.
그것도 두 봉씩이나요!!ㅎ,ㅎ,ㅎ,
정말 습도도 높고 자정을 넘긴 시각에 쏟아지는 폭우는 앞을 분간하기 힘들정도의 빗줄기 속에
남은여정이 순탄하지 않았으리라 생각되며....... 주자 분 들의 바닥난 체력에
새벽녁의 찬비에 저 체온증이 가장 걱정이 되었는데 ...........!!
정말 정신력이 대단한것 같습니다.
아무튼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상태일 텐데 멋진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.
그리고 고맙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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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2023년 순천만울트라마라톤대회(102km)
>
> - 일시 : 09/2토)16:00 ~ 09/3(일) 09:00
> - 장소 : 순천시 동천 천변공원
> - 종목 : 102km, 제한시간 17시간
> - 기록 : 14:23
> - 주로 : 순천만~별량~낙안민속마을~선암사입구~상사호~국가정원서문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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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구포에서 10:38 무궁화를 타고 순천으로 향한다. 기차여행은 익숙하지 않아 너무 지루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.
> 순천역 근처에서 식사를 한 후 택시를 타고 대회장에 도착하여 많은 참가자들을 만나니 벌써 마음이 설래인다.
>
> 천천히 준비물을 챙기며 사진도 찍고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출발을 기다린다.
> 오늘은 오후 4시 정각에 출발하여 제한시간 17시간인 3일 오전 9시까지다.
> 순천역에서 부산행 기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조금 일찍 들어와야 된다는 부담을 안고 드디어 대회진행 행사를 마치고 출발이다.
>
> 매 cp마다 빠짐없이 물과 탄수화물을 보충하며 무엇보다 다섯 개의 재를 넘어야 완주할 수가 있다.
>
> 첫 번째 바람재고개를 넘고 벌교 부농회에서 밥을 먹고 보니 주로에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. 벌써부터 외로운 독주가 시작 되는가 보다.
> 깜깜한 어둠속에서 오직 랜턴하나에 의지하여 전진 또 전진이다.
>
> 두 번째 고개인 석거리재를 정복하니 앞 주자 깜빡이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진다. 8월 초부터 발병된 오른쪽 눈의 충혈이 대회 참가여부를 저울질하였지만 내 의지를 꺽지 못했다. 그러나 땀으로 더 심해질까 심히 염려스럽다. 중간 몇 번이나 안약을 넣었지만 안심할 수가 없었다.
>
> 이런 와중에 혼자가 되니 더욱 쓸쓸한 기분에 강행군을 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는가?
> 살기위한 몸부림보다 완주를 위한 처절함이다.
>
> 세 번째 고개 빈계재를 넘어가니 60km가 눈앞에 보이는 같다. 어디서 부터인지 오른쪽 옆구리가 걸려 호흡곤란증세와 통증이 동반되어 뛸 수가 없다. 이 통증이 지속된다면 완주는 불투명하다. 근육이완제를 털어넣고 달래보지만 스피드를 낼 수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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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잠깐씩 쉬어가는 주법으로 바꾸고 건다 뛰다를 무한반복하다보니 cp도착이다.
> 자봉님의 근육이완제 한 알 먹고 비상용으로 한 알 더 얻고 몇 명의 주자를 만났지만 동반주는 하지 않게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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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네 번째 고개 오공재를 주자 한 명 만날 수 없었다. 깜깜한 산길 어둠속의 질주는 더 빨리가는 촉진재????
>
> 이제 마지막 고개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몸 상태와 시간 점검을 해보니 그렇게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것 같다.
> 금산 삼거리를 지나 마지막 율치재(밤치재)를 향한다. 혼자 뛰고 있지만 알바 한번 없이 잘 뛰고 있는 건 방향 표시 화살표 및 U자가 선명하고 큼직하게 보였기 때문이다. 조직위에 감사함을 전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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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이제 밤치재를 넘고 보니 다섯개 아리랑 고개를 다 넘었다.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~~~~~~
>
> 선암사 입구 cp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동반주자를 만나게 된다. 그렇게도 무덥던 날씨가 비가 올려는 징조인가?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던 빗 방울이 우의를 꺼내입게 만든다.
>
> 제법 많은량이 내리는가 싶더니 몇 분만에 거친다. 우의를 입고 뛴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비가 그쳤으니 입고 뛸 필요가 없다. 미련없이 벗어 버리고 홀가분하게 질주의 연속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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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그러나 몇 분이 지나지 않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. 여태껏 뜀 박질 하는 동안 이런 폭우속에 질주는 없었다.
> 시야도 흐리지만 좋지 않는 눈이 염려된다. 연신 빗물을 훔쳐내지만 쏟아지는 폭우속에서는 대책이 없다.
>
> 폭우속의 뜀 박질~~~~ 아 절망이다. 조금도 멈출생각이 없다. 그렇게 흠뻑 물세례를 받으며 가던 중 민가를 발견하고 치마밑에 잠시 머무른다. 그런데 동반주자와 이야기 소리에 주인 아저씨 깨어나 고함을 친다. “그 누고” 하는 소리에 우리도 놀라 빠져 나온다. 도둑으로 오인했을까???
>
> 마당에 있던 작은 비닐봉투로 목을 감싸본다. 잠시 쉬는 시간에 제온이 다 빠져 나갔는지 저체온증 현상이다. 팔로 몸에 밀착시켜 체온을 유지 할려고 해도 금방 해결이 안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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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또 다시 버스정류장에서 비를 피하니 옆에 대형 쓰레기 봉투가 눈에 들어온다. 쓰레기를 쏟아내고 봉투를 뒤집어 몸을 감싼다. 다행히 체온이 올라와 뛸 수가 있었다. 정말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되며, 마라톤역사상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. 돈을 주고는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이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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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85km 지점인가 유니폼과 신발은 물을 머금고 물에 빠진 쥐새끼마냥 그런 모습으로 천막속으로 들어가니 누룽지와 컵라면이 준비되어 있었다. 누룽지를 주문하고 보니 앞서간 주자들의 흔적을 볼 수가 있다. 바로 빈 그릇이다. 먹지 않고 바로 간 주자도 있다고 하니 대략 12~3명이 앞서 갔다.
> 또 저체온증이 올까 봐 지인으로부터 우의를 얻어 입고 완전무장을 한 채 폭우에도 겁 없이 당당하게 나선다.
> 그러나 철저히 준비를 했는데 몇 km 가지 않아 비가 그쳐 우의와 비닐봉투를 모두 벗어 버린다. 또 다시 폭우가 쏟아져도 이젠 어쩔 수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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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상쾌한 기분으로 상사호를 지나 마지막 cp에서 설레임 한 개로 모든 시름을 잊게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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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순천만 국가정원 서문을 지나 자봉님의 유도로 동천에 들어서니 이제 끝이 보이는가 싶다.
> 어제 출발해서 왔던길로 되돌아가니 원점회귀다. 동반주자와 한발 한발 내 딛으니 어느듯 피니쉬 아치다. 두 손을 잡고 완주를 만끽해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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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무덥고 습한 날씨와 후반전에서의 폭우속에 질주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. 아무쪼록 무탈완주하게 도움을 주신 조직위와 자봉자님들게 감사드리며 내년을 기약해 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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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2023. 9. 5. 부산에서 류창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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